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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지식들/뜻과 의미와 유래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의 뜻과 유래

by 히동동이 202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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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히도이입니다. 오늘은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의 뜻과 유래, 둘의 관계에 대해 포스팅하고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카르페 디엠'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덕분에 널리 알려졌지만, '메멘토 모리'는 비교적 생소했던 단어입니다. 그나마 비교적 최근에 '메멘토 모리'라는 모바일 게임이 국내 출시하면서 소수의 게이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갑자기 웬 '메멘토 모리'에 대한 포스팅이냐 궁금할 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검색이나 유입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한동안 자기혐오에 빠져 있었던 사람입니다. 자기혐오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그때 '메멘토 모리'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메멘토 모리'가 어떻게 자기혐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포스팅하기에 앞서 '메멘토 모리'에 대한 뜻과 유래를 주제로 포스팅을 하나 더 만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유튭각'처럼 저만의 '포스팅각'이랄까요? 낄낄) 혹시 "나도 우울하고 자기혐오가 좀 있는데?"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링크를 타고 가셔서 그것도 같이 읽어보시면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죽음을 생각하라.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는 라틴어로 직역하면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어로 번역하면 'Remember to die'가 됩니다. 역시 직역하면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입니다. 메멘토 모리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래동화처럼 여러 가지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그 뜻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중 가장 유력한 설 한 가지를 공유합니다.

 

로마 판테온

 

이탈리아 로마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제국, 로마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 '에트루리아인'들이었습니다. '에트루리아 Etruria'란 이탈리아 중부 지역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에트루리아인입니다. 에스투리아 지방은 현재에 와서는 '토스카나 Toscana 지방'이라는 유명한 지역으로 불립니다. 피렌체, 제노바, 밀라노와 같은 도시들이 과거 에트루리아 지역이었습니다.

고대 로마 공화정은 전쟁을 나간 장군이 승리해서 귀환하면 에트루리아 전통 관습으로 치장하고 개선식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얼굴을 물감이나 염료로 붉게 칠하고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를 타며 로마 시내에 정해진 구역을 돌아다니는 퍼레이드였습니다. 오늘날 퍼레이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로마 각 관료들과 백성들은 퍼레이드 가장자리에서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을 축복해 주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독특한 점은 개선식 퍼레이드를 하는 마차 위에 장군만 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로마 계급 중 가장 천한 계급인 '노예' 한 명이 같이 마차에 올라탑니다. 보통 전쟁 포로나 가문 대대로 노예였던 사람이 그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개선장군에게만 간신히 들릴 수 있는 소리로 계속해서,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계속해서 중얼거리게 했다고 합니다. 마치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요.

딱 봐도 자만하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네가 지금은 전쟁에 승리하고 돌아온 영웅이지만, 그게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뜻입니다. 너는 언젠가 반드시 죽게 될 사람이고, 지금은 승리했지만 언젠가 패배할 수도 있으니, 결코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입니다. 계속해서 중얼거리면서 퍼레이드를 즐기는 장군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계속해서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또 천한 계급의 노예를 태워서 죽음에 대해 자주 속삭인다는 것은 "너는 신이 아니라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임을 기억하라."는, 다시 말해 인간은 결코 신보다 고귀하고 위대할 수 없다는 에트루리아 인들의 종교관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개선장군이 죽고 나서도 그의 관에 '메멘토 모리'를 새겼다고 합니다. "너 역시도 인간이었다. 우리가 지금 아무리 날고 기어도 언젠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카르페 디엠 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 현재의 나를 소중히 여겨라.

 

카르페 디엠! 우리에게는 고전 명작 <죽은 시인의 사회>로 유명해진 말입니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죠. '현재를 즐겨라!' 선생님 역을 맡은 '로빈 윌리엄스'는 또 다른 고전 명작 <굿 윌 헌팅>에서 윌의 상담 선생님 역할을 맡았습니다. 참 따뜻하고 선해 보이는 배우였습니다. 그 외에도 TMI지만, 게임 <오버워치>의 유명한 프로 선수로 '카르페' 님과 '디엠' 님이 있어서, 요즘 세대들에게도 꽤 친숙한 말이 되었습니다.

 

짧은 우리 인생에 과한 욕심은 잘라내 버려라.
말하는 새에도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
내일을 맹신하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

호라티우스 <송시> 1장 11절

 

이 역시 고대 로마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로마의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의 책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호라티우스도 기원전 65년에 태어나 기원후 8년에 돌아가신 분이니, '카르페 디엠'과 '메멘토 모리'는 거의 동시대에 만들어진 말이 되겠네요. 카르페 디엠! 말로 하기도 쉽고, 뜻도 명쾌하니, 카르페디엠을 문구로 타투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자기 좌우명으로 삼거나, 액세서리에 문구로 새기는 분들도 많아요.

 

 


'메멘토 모리'의 반대말이 '카르페 디엠'인가? 그 오해와 진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이 반대말로 취급받게 된 이유는 중세 기독교의 영향이 큽니다. 전성기의 고대 로마가 쇠퇴하고 기독교가 지배하는 중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메멘토 모리'는 죽음 때문에 삶이 부질없는 것이라는 식으로 의미가 변질되며 기독교식 허무주의를 뒷받침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가 무의미하고 부질없다는 의미로 바뀌면서,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즐기자는 '카르페 디엠'과 상충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메멘토 모리'는 "넌 어차피 죽어." 하면서 저주를 걸고 기를 죽이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위의 개선장군 일화처럼 "너무 자만하지 마라. 너도 언젠가 죽는 사람임을 기억하고, 매사 겸손하며 살아있는 지금을 감사히 여겨라."와 같은 의미가 더 정확합니다. '카르페 디엠'과는 비슷한 뜻인 거죠. 죽음과 삶이라는 접근에서는 반대말이 맞지만, 두 문장 다 '삶을 소중하게 여기자'고 말하고 있으므로 사실 동일한 말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번외로 가수 김연자 님의 노래로 유명해진 <아모르파티> 역시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운명애 運命愛'라고도 합니다. 유명한 철학자 '니체'의 사상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에 불평불만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유한한 삶 앞에서 굴복하거나 허무해지지 않고, 필사적으로 주어진 운명을 감내하며 끝까지 살아가고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죽음을 기억하세요. 현재를 소중히 여기세요. 당신의 운명을 사랑하세요.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파티!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다섯 글자의 세 문장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명징하게 두드립니다. 언젠가 죽을 운명을 타고난 우리들이 유한한 삶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간결하게 제시해 줍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별 것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즐기고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닐까요. 너무 머리 아프게 고민하고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고, 살아있는 것 자체를 누리라고,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을 곁에 두라고, 수천 년 전의 선조들이 우리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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