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와 서울 핫플레이스 '힙지로'를 돌아다니다가, 을지로 지명, 충무로 지명 유래를 포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을지로 충무로 지명은 여러분도 예상하셨다시피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하지만 왜 하고 많은 위인들 중에 이순신과 을지문덕의 이름을 땄을까요? 거기엔 굉장히 재미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을지로 지명, 충무로 지명은 왜 장군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걸까?
을지로와 충무로는 대한민국에서 역사가 깊은 지역입니다. 구한말부터 현대까지 을지로와 충무로의 지명 변천사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을지로와 충무로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특징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을지로 지명의 유래
을지로는 과거에 '구리개'라고 불렸다가, '황금정'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黃金町의 한자 뜻풀이는 '황금 황' '쇠 금' '밭 정'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서 황금밭이라는 뜻입니다. 왜 을지로 지역은 황금밭이라는 표현이 사용됐을까요? 황금이 많이 나는 지역이었을까요? 아니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누런 흙이 많았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흙이 황금색이라 하여 그냥 황금정이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더 오래전 지명이었던 '구리개'도 금속 구리의 색을 닮은 고개라고 해서 구리개라고 불렸습니다. 황금이 없어서 실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왜 '구리개'라는 순우리말을 놔두고 갑자기 '황금정'이라는 한자로 표기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건 바로 구한말에 조선과 청나라의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이라는 조약 때문입니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이란 1882년에 조선과 청나라가 맺은 불평등한 조약입니다. 조선이 사실상 청나라의 속국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조약이었습니다. 조약이 체결된 이후로 청나라 사람들이 을지로에 대거 이사 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인인데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을 '화교'라고 부릅니다. 중국의 엄청난 인구 수 만큼이나 화교들도 전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연말만 되면 맥도날드에서 '행운버거'를 파는 것 아시죠? 그것도 화교 때문에 만들어진 버거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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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 모여 사는 화교들도 을지로에서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구리개라고 불리던 순우리말이 언젠가부터 화교의 영향을 받아 '황금정'이 됐습니다. 실제로 을지로에 가면 여전히 차이나타운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을지로의 유명한 중국집 맛집 '안동장'도 과거의 황금정 시절부터 유서 깊은 중국 식당입니다.
❗ 을지문덕 장군: 중국 수나라의 대군을 전멸시킨 '살수대첩'의 영웅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독립을 하고, 6.25 전쟁이 끝나고 황폐화된 국토를 다시 복구하면서 지명을 다시 짓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식으로 황금정이라고 불렸던 거리도 이름을 바꿔야 했습니다. 어떤 이름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화교들이 너무 많이 살고 있고 영향력이 크니까, 중국인들의 기운을 눌러야겠다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따서 '을지로'가 되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고구려의 장수입니다. 과거 고구려와 수나라의 싸움에서 수나라 30만 대군을 모조리 전멸시킨 불세출의 영웅입니다. '살수대첩'이라고 불립니다. 북한 청천강의 살수 지역에서 강물을 범람시켜 30만 대군을 익사시키고, 헤엄쳐서 나오는 적군을 전부 베어 죽여버렸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에게 을지문덕 장군은 분명 공포의 대상이겠지요. 그래서 을지로 일대에 사는 화교들의 기를 죽여보겠다고 '을지로'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행정 구역 명칭이 '을지로'가 된 공식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충무로의 유래
충무로의 옛 이름은 우리에게 정말 친숙합니다. 왜냐하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나온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무신회 구동매가 주름을 꽉 잡고 있었던 고개 이름 기억하시나요? '진고개'라는 곳을 구동매가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진고개'가 오늘날의 충무로입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도 잘 나와있듯이, 여러분도 느꼈듯이, 진고개는 일본인들이 많이 생활하고 있었던 지역이었습니다. 구동매가 진고개의 일본인들을 관리하고 있었죠.
훗날 조선이 일본에 합병되면서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진고개라고 불렸던 지역은 이제 '혼마치'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혼마치를 한자로 하면 本町입니다. 뜻을 풀이하자면 '근본 본', '밭 정'입니다. 쉽게 말해서 '근본이 되는 땅'이라는 뜻입니다. 제국주의 대일본 제국이 한반도를 식민지화하면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던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사는 동네를 '근본'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가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는 상징이 담긴 이름입니다.
❗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일본 수군을 모두 패퇴시킨 '명량 대첩'의 영웅
훗날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지명을 다시 정할 때, 혼마치 지역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논의가 많았습니다. 을지로에 대한 포스팅을 읽고 내려오신 분이라면 쉽게 예상이 가시죠? 일본인들의 기운을 누르자는 의미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를 따서 '충무로'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장군입니다. 이순신은 100원에도 새겨진 분이고, 광화문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입니다.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일본이 대륙 정벌을 핑계로 침략해 왔을 때, 남해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을 모두 패퇴시킨 불세출의 영웅입니다. '옥포 해전', '당포 해전', '한산도 대첩', '명량 대첩', '노량 대첩' 등 해상 전쟁 역사에 아주 굵직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일본인들의 기운을 누르려면 역시 이순신 장군만 한 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고개, 혼마치로 불리던 지역은 오늘날 충무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을지로와 충무로의 지명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무척 재미있지 않나요? 이렇게 우리나라의 곳곳에는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지명이 참 많습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지명 유래 이야기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 외에도 유익하고 흥미로운 포스팅을 공유해 드리며,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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