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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지식들/인물 이야기

고려 무신 '소드마스터 척준경'에 대한 일화 4가지. 별무반 윤관과 도깨비 공유 김신

by 히동동이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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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려 중기 무신이었던 척준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척준경에 대한 일화는 상당히 유명하죠. 온라인에서 유일하게 척준경에게만 '소드마스터'라는 칭호가 붙어 있습니다. 그 을지문덕, 이순신, 광개토대왕 같은 위인들도 소드마스터라고 부르지 않는데 말입니다. 소드마스터 척준경에 대한 역사적인 일화 4가지를 재미있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별무반을 만든 윤관과 드라마 <도깨비> 공유님이 맡은 '상장군 김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풀어볼까 합니다.

 

📌 목차

1. 고려 무신 '소드마스터 척준경'에 대한 일화 4가지.
1-1. 척준경에게 소드마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
1-2. 척준경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별무반을 만든 '윤관'
1-3. 무예는 출중했으나, 정치는 못했던 척준경. <이자겸의 난>
1-4. 척준경이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 '상장군 김신'이라고?

  고려 무신 '소드마스터 척준경'에 대한 일화 4가지.

 

  • 일개 병사였을 때, 사령관에게 말 한 필과 무기를 요청해 혼자 적장 2명의 목을 베고 추격을 피해 돌아왔다.
  • 그 일로 인해 괘씸죄(?)로 투옥되었다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구해낸 인물이 바로 별무반의 '윤관'이다.
  • 정치적인 흐름을 보는 눈은 없어서, 이자겸 편에 붙었다가 이자겸의 난 이후로 유배당했다.
  •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가 연기한 '상장군 김신'을 척준경과 동일시한다.

 

소드마스터-척준경-일화
소드마스터 척준경에 대한 일화

 

  1. 척준경에게 '소드마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

 

척준경은 볼품없는 관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척준경은 지금의 북한 평안도에 발령받은 하급 관리였습니다. 1109년에 북한 평안도 쪽에 있는 정주성이라는 곳에서 성을 지키고 있었던 총사령관 '임간'은 여진족에게 성이 함락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척준경은 임간의 밑에서 자신의 그 엄청난 무력을 과시하며 성공적으로 정주성을 지켰습니다.

척준경은 말 그대로 변변찮은 일개 병사에 불과했습니다. 병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당돌하게 임간에게 "나에게 말 한 필과 무기 한 자루를 달라. 내가 저들을 휘저어버리고 돌아오겠다."라고 요청합니다. 사령관이었던 임간 입장에서는 일개 병사가 그렇게 건방진 말을 하는 게 황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진족에게 계속해서 침략을 받고 있었던 임간은 선뜻 척준경에게 말과 무기를 내어줬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허락을 받은 척준경은 그 길로 말을 타고 무기 하나만 들고 여진족 본진으로 혼자 쳐들어가서, 적장 2명을 죽여버리고, 아군 포로 두 명을 되찾아서 말에 싣고, 여진족 군사 수백 명의 추격을 피해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 놀랍게도 실제로 역사서인 고려사에 있는 내용입니다.

"아군이 패배하자 척준경은 임간에게 요청해 갑옷 입은 말과 무기 한 자루를 얻었다. 그 길로 곧장 적진으로 돌진해 적장 한 명의 목을 베어버리고, 고려 군사 포로 두 명을 되찾아왔다. 도망치면서 뒤쫓는 여진족에게 활을 쏘자 적들이 살짝 물러섰다. 척준경이 도망치는데 여진족 기마병 1백 여 기가 뒤쫓아오자, 또다시 적장 두 명의 목을 베어버렸다. 적들이 사기가 꺾여 주춤한 사이 무사히 정주성으로 귀환했다."

<고려사> 127권, 40 열전, 1 반역. 

 

 

❓ 보통 우리가 아는 위인은 이순신, 을지문덕, 광개토 대왕, 이성계 등 다양하지만, 왜 하고 많은 장수들 중에서 척준경만 오늘날 사람들이 '소드마스터'라는 별명을 붙여줬을까요?

제 생각엔 척준경이 그렇게 고위직 장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신, 을지문덕 등은 '사령관'입니다. 직접 싸우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 후방에서 군사들을 통솔하며 지략을 펼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척준경은 사령관이 아니라 일개 군사였기 때문에, 자신의 칼 솜씨를 얼마든지 펼쳐 보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척준경의 뛰어난 무력이 기록에 남아 '소드마스터'라는 영광스럽고도 웃긴 별명을 얻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척준경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별무반을 만든 '윤관'

 

별무반-윤관
별무반을 만든 윤관

 

임간에게 말과 무기를 받아 혼자서 여진족 본진을 휘젓고, 적장의 목까지 베어온 무쌍 실력을 보여줬지만, 척준경은 어디까지나 하급 관리와 일개 병사에 불과했습니다. 사령관 임간의 입장에서는 척준경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요즘 군대에서도 명령을 따르기는커녕, 자기가 다 하겠다며 총을 달라고 하면 영창 가기 십상이지 않습니까? 척준경이 아무리 용맹하고 공적을 크게 세웠어도, 규율과 위계질서를 해친 벌은 받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에서는 정확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도 상명하복을 어기고 제멋대로 행동한 괘씸죄를 물어서 척준경을 감옥에 가둬버렸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옥에 갇혀 있었던 척준경을 풀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윤관'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한국사 고려 파트를 공부하면 한 번쯤 읽어본 이름이지 않나요? 윤관은 별무반이라는 군대를 창설한 인물입니다. 별무반은 오늘날 북한 평안도와 함경도 지역에서 활동하며 여진족들을 쫓아 보내는 용맹한 군대였습니다. 정식으로 훈련받은 군사들이 아니라, 평안도와 함경도에 사는 평민들을 징집해서 만든 군대였습니다.

윤관은 척준경에게 별무반의 하급 지휘관 자리를 맡겼습니다. 척준경에게 있어서 윤관은 생명의 은인이죠. 군인의 법을 어겨서 감옥에 갇히고 죽을 위기에 처했던 자신을 구해주고,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 준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별무반이 여진족이 돌로 만든 성을 공략할 때, 척준경이 윤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죽기 직전까지 갔던 저를 살려준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하면서 또 혼자 칼과 방패를 들고 성벽을 기어올라가 여진족 족장 여러 명의 목을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척준경의 이 행동을 본 별무반은 사기가 올라 적극적으로 성을 공략했고, 마침내 승리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기록 역시 정식 역사서인 <고려사>에 나와 있습니다. 말이 됩니까? 이게.

 

 


  3. 무예는 출중했으나, 정치는 못했던 척준경. <이자겸의 난>

 

시간이 지나 별무반을 만들었던 생명의 은인, 윤관도 세상을 떠나고 함께 평안도에서 여진족과 맞서며 활약했던 전우들도 어느덧 잊혔을 즘입니다. 

여진족과 오랫동안 싸웠던 척준경은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진족의 힘이 생각보다 셌기 때문입니다. 고려 문신들은 강경하게 여진족을 야만족이라 칭하며 무조건 쫓아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국경에서 여진족과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반복했던 척준경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를 무조건 배척하고 전쟁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평화 조약을 맺거나 사대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려의 여러 문신들 중에서는 '이자겸'이 척준경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척준경은 그래서 자신과 뜻이 비슷한 이자겸의 부하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자겸의 지원으로 평생 꿈도 꾸지 못했던 고위직 장수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무려 정 2품의 자리였습니다.

 

당시 이자겸의 위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정치를 잘하는 똑똑한 이자겸과, 소드마스터 척준경이 힘을 합쳤으니 말입니다. 힘과 지략을 모두 가진 셈입니다. 이자겸은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매관매직으로 관직을 돈 주고 팔았고, 향락과 유흥을 일삼았습니다.

그러자 고려의 왕이었던 인종은 더 이상 이자겸의 꼴을 두고만 볼 수 없었습니다. 비밀리에 상장군이었던 최탁, 대장군이었던 권수에게 명령해서 이자겸과 척준경을 죽여버리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척준경의 동생과 아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드마스터 척준경은 죽지 않고, 역으로 죽여버렸습니다.

동생과 아들이 죽은 것에 화가 난 척준경은 이자겸과 함께 궁궐에 불을 지르고, 여러 문신들을 죽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자겸의 난'입니다. 고려의 왕이었던 인종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종은 이자겸과 척준경 사이를 이간질했습니다. 척준경은 설득을 당하고 인종에게 충성을 바치겠다고 맹세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인종의 앞잡이가 되어서 이자겸을 잡아옵니다. 결국 이자겸은 척준경의 손에 의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척준경은 멀쩡했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박쥐처럼 이랬다 저랬다 편을 바꾸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기 마련입니다. 결국 척준경도 반란을 도모했다는 명분으로 유배를 가고 말았습니다.

 

 


  4. 드라마 <도깨비> 공유 '상장군 김신'이 척준경이라고?

 

드라마-도깨비-공유-김신
<도깨비> 상장군 김신

 

제가 척준경에 대한 주제로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자료 수집을 하다 보니 이상한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 배우님이 연기한 고려 무신 상장군 '김신'의 실존 인물이 다름 아닌 척준경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많은 블로그와 웹 문서에서 '김신이 척준경이다'라는 말이 많이 퍼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김신은 실존 인물'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는 블로그도 있었습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블로그는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팩트 체크도 안 하고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것인지. 참 황당합니다. 적어도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상장군 김신과 척준경은 전혀 다른 인물입니다. 닮은 구석도 없습니다. 척준경이 이자겸의 난으로 인해 유배를 갔을 당시, 상장군은 다른 사람이었다는 점 바로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고려사>에 따르면 당시 상장군은 '최탁'이라는 인물로, 인종의 명을 받아 이자겸과 척준경을 죽이려다가 실패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소드마스터 척준경의 용감무쌍한 일화 4가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소드마스터라는 별명이 아무리 생각해도 웃깁니다. 그런 인지도와는 별개로, 생각보다 척준경을 소재로 한 창작물은 별로 없더라고요. 언젠가 척준경의 먼치킨스러운 능력을 주제로 한 창작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외에도 저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역사 포스팅을 공유해 드리며, 이상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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