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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지식들/인물 이야기

나폴레옹의 키가 157cm 이라는 소문이 퍼진 웃긴 이유

by 히동동이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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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의 키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

 

오래전부터 나폴레옹은 키가 작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전부 키와 몸무게가 제각각입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를 잠깐만 걸어도 나보다 키가 작은 사람을 꽤 마주칠 수 있고, 반대로 나보다 키가 큰 사람도 꽤 마주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나폴레옹만 '키가 작은 이미지'가 강력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나폴레옹보다 작은 사람도 많았을 텐데 왜 사람들은 나폴레옹한테만 유독 키가 작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요? 왜 그런지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주제를 포스팅하려고 가져왔습니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프랑스의 영웅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그림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그림

'나폴레옹'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아주 유명한 그림입니다. 혹자는 알프스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으로 기억합니다. 백마를 타고 있는 인상 깊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고개를 넘을 때는 추위에 약한 말이 아니라, 작지만 튼튼한 노새를 타고 넘었다고 합니다. 밑의 바위에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맨 위에는 나폴레옹의 성인 보나파르트, 중간엔 한니발, 밑에는 카를루스 대제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본인이 한니발 장군, 카를루스 대제보다 훌륭하다는 상징이겠죠, 뭐.

 

나폴레옹의 점령지.
나폴레옹의 점령지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입지적인 인물입니다. 유럽 주변국들과의 전쟁을 통해 프랑스의 영토를 크게 넓혔습니다. 프랑스 영토뿐만 아니라 현재의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덴마크, 핀란드가 있는 지역까지 정복했습니다.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웅입니다. 덕분에 주변국들과 사이가 엄청 안 좋았습니다. 특히 영국과 철천지 원수였습니다.

 

 


  나폴레옹의 키가 157cm로 알려지게 된 과정

나폴레옹은 1815년에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이 주도한 연합군과의 싸움에서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영국은 나폴레옹을 프랑스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를 보내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도 나폴레옹을 외딴섬으로 유배 보낸 적이 있었는데, 뗏목을 만들어 탈출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는 쉽게 돌아오지도 못하게 아프리카 근처에 있는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보냈습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로 다시 복귀하는 기회만 노리다가 결국 1821년에 사망했습니다. 나폴레옹이 사망하자 프랑스는 나폴레옹의 시신을 가지고 와서 부검을 했습니다. 부검 당시에 나폴레옹의 키는 170cm 정도로 기록되었습니다.

문제는 프랑스가 당시에 길이를 표시하는 단위로 '피에 pied'와 '푸스 pouse'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나폴레옹의 부검서에는 키가 <5 피에 2 푸스>라고 기록됐습니다. 오늘날에는 과학적 수사를 기반으로 '5 피에 2 푸스'가 약 170cm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19세기 당시 프랑스 남자 평균 신장이 160cm였던 점을 생각하면 나폴레옹의 실제 키는 사실 굉장히 컸던 것입니다.

 

그런데 왜 157cm가 되었나? 후세 사람들이 <5 피에 2 푸스>라는 기록을 보고, "피에랑 푸스가 도대체 무슨 말이냐? 그래서 도대체 나폴레옹의 키가 몇 cm라는 거냐?" 하면서 혼란스러워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의 발음이 꼬부랑거리니까 피트와 인치를 자기네 식으로 발음을 굴린 것이 아닐까? 하며 나름대로 추측했습니다.

피트와 인치를 넣으면 <5 피트 2 인치>가 됩니다. '5 피트 2 인치'는 약 157cm입니다. 마침 당시 프랑스 남성의 평균 신장도 160cm였으니 자연스럽게 납득이 됩니다. 그렇게 나폴레옹의 키는 157cm로 굳어졌습니다.

 

 


  적대국이었던 영국의 전략적인 마케팅이기도 했다

사실 영국 입장에서는 나폴레옹의 키가 작으면 작을수록 이득을 봅니다. 적대국의 장수가 키가 작은 '난쟁이 똥자루'였다면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적대국을 깎아내리는 데 선전 효과도 좋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의 키가 157cm라는 사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외에 알린 것도 아마 영국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오스만제국, 러시아, 스웨덴 제국 등등 유럽 각지에 나폴레옹의 키가 157cm라는 사실이 그렇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게 진실인 양 굳어버렸던 것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독일 나치의 수장 '아돌프 히틀러'도 그런 우스꽝스러운 이미지가 씌워지지 않았습니까? 나치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히틀러라는 인물에게는 특히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이 많이 씌워져 있습니다. 북한의 김 씨 3대 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북한의 위원장들을 보며 '북쪽에 사는 돼지'라고 놀리잖아요. 적국의 수장에게 그런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이 많을수록 아군의 사기는 더욱 올라가는 법입니다.

 

 


   나폴레옹의 어록과 초상화들도 큰 영향을 줬다

나폴레옹 프랑스 황제 초상화
프랑스 황제가 된 나폴레옹 초상화

 

내 키는 땅에서 재면 가장 작지만 하늘에서 재면 가장 크다.

 

이 황당한 말을 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나폴레옹이었습니다. 어떻게 들으면 좀 코믹한 말입니다. 키가 작은 친구가 자신의 작은 키를 어떻게든 합리화하고 싶어 하는 뉘앙스입니다. 나폴레옹 본인이 이런 말을 해버린 바람에 키가 157cm이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게 된 데에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나폴레옹을 그린 초상화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맨 위에 올린 이미지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과 <프랑스 황제가 된 나폴레옹> 그림을 보면 좀 작아 보입니다. 머리가 크고... 몸매가 펑퍼짐하고 짧아서 작은 이미지로 보입니다. 나폴레옹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림을 보면 '음, 정말 157cm인가 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나폴레옹의 키는 작지 않았다!

 

결론은 나폴레옹의 키는 158cm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시간이 흐르면서 기록이 왜곡되고 잘못 해석돼서 나온 결과물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의 실제 키는 168~170cm였습니다. 당시 평균 신장으로 봐도 꽤 큰 키였습니다.

영국의 넬슨 제독이 164cm, 프리드리히 대왕이 162cm, 괴테가 168cm, 윈스턴 처칠도 168cm입니다. 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키가 작다고 놀리지 않으면서 유독 나폴레옹에게만 키가 작다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나폴레옹 키의 진짜 진실은 '작지 않다'입니다. 이상 나폴레옹의 키에 대한 재미있는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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