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지지 않는 일도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주제는 '무뎌지지 않는 일도 노력해야 한다'는 포스팅입니다.

 

안녕하세요, 히도이입니다. 이번에 커피에 관한 포스팅을 하다 보니 따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추가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마셔도 왜 피곤한지에 대한 이유와 애틋한 우리들에게 보내는 포스팅이었습니다.

2022.12.20 - [아는 척 잡지식/쓸데없는 호기심] - 커피를 마셔도 피곤해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해결 방법

커피를 마셔도 피곤해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해결 방법

한 번 가볍게 읽어보고 오시길 권유드립니다. 커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모습을 담은 포스팅입니다. 이어서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무뎌지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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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무뎌지는 우리의 모습

 

커피에 관한 포스팅을 쓰면서, 카페인이 얼마나 중독적이고 위험한지 알게 됐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오피스단지 인근 편의점의 한 근무자가 자기 매장에 한 시간마다 캔커피를 사러 오는 직장인이 한 명 있답니다. 눈빛은 공허했고,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내는 모습은 무기력해보였다고 합니다. 그를 보면서 '저렇게 자주 회사 밖으로 나오면 인사고과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 같은데. 아니, 그보다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커피를 마시면 조만간 실려가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모두가 그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한다면 그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사람들은 내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담배에 대한 내성, 커피에 대한 내성, 매운 것에 대한 내성, 알콜에 대한 내성, 직장상사와 부모님의 잔소리에 대한 내성, 온갖 자극적인 것에도 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독이 되고 내성이 되면 어떤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담배를 아무리 펴도 처음 필 때와 같은 기분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처음 마실 때와 같은 깨어있는 기분을 느끼지 못하게 되겠죠. 스트레스 받아서 매번 매운 것을 "후~하~" 내뱉으면서 먹었더니 이제는 매운지도 잘 모르게 되었습니다. 1만 스코빌짜리 라면이 시중에 판매되는 나라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요? 음주가 잦았더니 이제는 취한 상태로 사람을 만나고 운전을 하는 것조차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도 여러 번 듣고 나니 감정 소모를 하기가 싫습니다. 인터넷에서 하도 자극적인 콘텐츠를 접하다보니 현실의 어떤 것도 더 이상 재미가 없습니다.

처음 취직에 성공하고 신입사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던 설렘도 어느 순간이 되면 사라지고 권태만 남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소리를 간신히 숨기며 고백하며 사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상대방이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이런 모든 것들을 말합니다.

내성이 생긴다는 건 무뎌진다는 것입니다. 무뎌진다는 건 감정 표현이 부질없게 느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릴 때 어떤 것을 봐도 전부 신기하고 즐거웠던 것을 떠올려 보세요. 감정의 결들이 얼마나 풍부하고 다양했었나요?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익숙해지면서, 편해지면서, 긴장이 풀리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말은 말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세상의 모든 것이 즐겁고 신기할 수 있습니다. 익숙해져도 사랑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저 내가 감정을 그렇게까지 소모하고 싶지 않아진 것입니다. 세상에, 주변에, 나에게 무뎌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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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뎌짐을 경계해야 한다

 

무뎌지는 건 위험합니다. 정말이에요. 매일 힘들다보니 힘든 줄을 모르고 살아가게 됩니다. 매일 피곤하다보니 피곤한 줄을 모르고 살아가게 됩니다. 매일 익숙하다보니 다른 것만 생각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매일 아프다 보니 제 몸 아픈 줄 모르고 살아가게 됩니다. 현재가 권태롭다 보니 현재를 보지 않고 살아가게 됩니다.

어떤 것을 보고, 읽고, 듣고, 느껴도 생동하는 감각이 없는 모습. 다들 삶을 의무적인 느낌으로 살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몸은 피곤하다고 부르짖고 있는데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돋보기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금세 휘발되어 사라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무심한 터치로 순식간에 셀 수 없이 많은 양의 유튜브 쇼츠 영상들을 넘겨보고 있지 않으신가요? 출퇴근길이 하도 익숙한 나머지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지하철에서 회사 앞까지 안보고 걸어갈 수도 있지 않으신가요?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으시진 않으신가요? 오래 된 애인과 의무적으로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끼진 않으신가요. 어렸을 때는 깔깔대고 웃었을 시시콜콜한 말에도 무감각해지진 않으셨는지요. 하늘이 푸르던 말던 올려다보지 않은지 오래되지 않으셨는지요. 간혹 무지개가 예쁘게 뜰 때나 사진 한 장 남기고 마는.

무뎌진다는 건 소중함을 잊고, 더욱 강렬한 자극을 갈망하게 만듭니다. 무뎌짐을 꼭 경계해야만 합니다. 무뎌지지 않기 위해 체력을 길러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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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뎌지지 않는 일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저는 한 때 하루에 커피를 무려 네 잔씩 마시며 살던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커피가 맛있었습니다. 맨 위의 포스팅을 읽고 오셨으면 이미 아시겠지만, 커피의 칼로리는 0kcal입니다. 물처럼 죽어라 마셔도 살이 찌기는 커녕 체중 감량에도 효과를 보이는 음료라는 부담없는 생각에 자주 섭취하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3시간만 자도 정신이 말똥말똥합니다. 밤 10시에 자려고 누웠지만 새벽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잠이 안오니까 심심합니다. 어둠 속에서 아이폰을 켜고, 무한히 재생산되는 SNS속 콘텐츠들을 소비했습니다.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자려고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액정의 밝은 빛에 계속 노출시켰으니까요. 당연히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급속도로 피곤이 찾아왔습니다. 피로를 막기 위해 또 커피를 마시는 제가 싫었습니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살 수 없게 되니, 아무 것도 제 흥미를 끌지 못했습니다. 네, 위에 말한 것이 사실은 모두 제 경험담입니다. 그래도 공감하는 분이 여럿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잠을 깨는 방식은 카페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운동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뿐일지라도 책을 읽었습니다. 자주 실패했지만 자꾸 되새기면서 휴대폰을 덮었습니다. 커피는 하루에 단 한 잔만 마시겠다고 원칙을 세웠습니다. 미친 듯이 힘들었지만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메마른 나 자신이 보기 싫었습니다.

일부러 오버 액팅을 했습니다. 무심하게 보던 유튜브의 웃긴 쇼츠 영상도 일부러 피식피식, 때때로 파안대소를 하며 시청했습니다. 웃기다고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실제로 웃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의가 자꾸 다른데로 가려고 하는 걸 어떻게든 참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일할 때 게임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게임할 때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는 괴로움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순간에 충실하려고 사력을 다했습니다. 막 반려묘와 눈을 마주치고, 수염 하나하나 쓰다듬어주고, 어떻게 생겼는지 이미 알면서도 일부러 더 자세히 관찰했습니다. 걷다가 조금이라도 눈길을 끄는 게 있다면 반드시 멈춰서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남겼습니다.

정말 실제로 기분이 나아지더라고요. 웃기니까 진짜 웃었고, 슬프니까 진짜 울었고, 화나니까 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솔직해졌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됐고, 더욱 신나는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들인지 발견할 수 있었고, 우리 고양이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다시금 재확인했습니다. 더 부지런해지고 건강해진 건 덤이고요. '살기 위해' 마시던 커피타임이 이제는 '삶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 됐습니다. 원두마다 다른 맛과 향을 음미하며 하루에 주어진 단 한 잔을 최선을 다해 즐기니 모든 것이 썩 괜찮습니다. 이제야 삶이 제 것 같습니다.

 

무뎌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무뎌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시시콜콜한 것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의미를 찾고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